아이패드 프로, 끝없는 업그레이드로 ‘아이패드 병’ 부추기나

애플의 최신 태블릿 PC인 아이패드 프로가 출시되면서 ‘아이패드 병’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이번 아이패드 프로는 애플의 최신 칩인 ‘M4’를 탑재하고, 아이폰에만 적용되었던 OLED 디스플레이를 채택하는 등 대폭 업그레이드되었다. 하지만 이에 따른 가격 인상으로 최고 사양의 경우 432만 7천원에 달해, 소비자들의 구매 욕구를 자극하면서도 부담을 안겨주고 있다.

‘아이패드 병’은 아이패드를 구매하고 싶은 소비자들 사이에서 만들어진 신조어로, 아이패드에 대한 끊임없는 집착을 의미한다. 아이패드와 애플 펜슬, 매직 키보드의 조합으로 기존 노트북을 대체하고, 생산성 향상을 기대하게 되는 심리상태를 일컫는다. 이는 애플의 끊임없는 아이패드 업그레이드와 맞물려 더욱 강해지는 경향이 있다.

이번 아이패드 프로의 핵심은 ‘괴물칩’으로 불리는 M4이다. 2세대 3㎚ 공정을 통해 생산된 M4는 초당 38조 회의 연산이 가능한 ‘뉴럴 엔진’을 탑재해 AI 성능을 극대화했다. 애플은 이를 통해 “오늘날 어떤 AI PC의 신경망처리장치(NPU)보다 더 강력하다”고 자신했다. 여기에 CPU 성능은 전작 대비 최대 1.5배, GPU 속도는 최대 4배까지 향상되었다.

디스플레이 역시 한 단계 진화했다. 아이폰에만 적용되었던 OLED가 아이패드에 처음 탑재되었는데, 애플은 두 개의 OLED 패널을 조합한 ‘탠덤 OLED’ 기술을 적용해 밝기를 대폭 개선했다. 이는 OLED의 한계로 꼽히던 부분을 극복한 것으로 평가된다.

11인치와 13인치, 두 가지 크기로 출시된 아이패드 프로는 각각 5.3㎜, 5.1㎜의 얇은 두께와 450g, 전 세대 대비 100g 이상 가벼워진 무게를 자랑한다. 이는 한층 더 휴대성을 높인 것으로, 이동 중에도 아이패드 사용이 수월해질 전망이다.

다만 문제는 가격이다. 11인치 모델이 149만 9천원, 13인치 모델이 199만 9천원부터 시작하지만, 저장 용량과 디스플레이, 네트워크, 액세서리 등 옵션을 추가할 경우 최대 432만 7천원까지 금액이 상승한다. 이는 같은 크기의 M3 맥북 에어보다 2배 이상, 14인치 M3맥스 맥북 프로와 비슷한 수준이다.

결국 소비자들은 아이패드 프로의 혁신적인 성능과 디자인에 매료되면서도, 그에 걸맞은 높은 가격 때문에 구매를 망설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애플이 ‘아이패드 병’을 부추기면서도, 동시에 그 열기를 식히고 있는 셈이다. 이번 아이패드 프로가 이전 모델들처럼 ‘아이패드 병’을 확산시킬지, 아니면 높은 가격으로 인해 한계에 부딪힐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